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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

[525호] MZ세대 말고, 개인으로 봐주세요

작성자한밭대신문사  조회수1,085 등록일2022-05-31

요즘 MZ세대라는 용어가 인터넷, SNS, TV 프로그램 등을 망라하고 자주 언급되고 있다. 정확히 어느 때라고 지정하기 힘들지만, 어느 순간부터 MZ세대라는 용어가 등장하기 시작하며 여기저기 쓰이기 시작했다. 처음 그 용어를 들었을 때는 그게 뭔데?”하고 큰 흥미를 느끼지 못했다. 그런데 한 프로그램에서 가수 이영지가 조금 진절머리 나는 게 뭐냐면 MZ세대는 알파벳 계보를 이어가고 싶은 어른들의 욕심인 것 같다. MZ세대들은 막상 자신들이 MZ세대인 것을 모른다. Z, Y는 그냥 수학 용어인 줄 안다라고 발언한 영상을 보고, 크게 공감하며 웃은 것을 계기로 MZ세대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MZ세대란, 1980~1996년에 태어난 밀레니얼 세대(이하 M세대)’1997~2010년대 초반에 태어난 ‘Z세대를 통칭한 용어이다. MZ세대란 표현은 마케팅 용어로 처음 등장했다. 2018년 미국 워싱턴의 유명 조사기관인 퓨 리서치 센터가 미국인의 생활양식을 연구하며 M세대와 Z세대를 본격적으로 묶기 시작했다. M세대와 Z세대가 한데 묶이게 된 것은 기존 방식의 마케팅에 반응하지 않는다는 점이 시초였다. 기업이 현재 소비자와 미래 소비자층의 특성을 파악하고 행동 특성을 유형화하는 과정에서 M세대와 Z세대를 같은 세대로 통칭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 용어가 우리나라에 들어오게 되면서 정치권, 마케팅, 경제 등 여러 분야에서 다양하게 쓰이고 있다. 한편 20217, 미국 메릴랜드대 사회학과 필립 코헨 교수와 동료 사회학 연구자들은 미국 퓨리서치센터에 세대 구분은 모호하고 과학적 근거가 없으며’, ‘세대 명명은 사이비 과학을 조장하고 사회과학 연구를 방해하므로 세대 구분을 중단할 것을 촉구하는 공개서한을 보내며 세대 구분에 부정적인 견해를 표하기도 했다.

MZ세대의 재미있는 점은 구분이 굉장히 모호하다는 거다. M세대를 1980년부터 1995년생까지 구분하거나, 1996년생까지 구분하거나, Z세대를 2000년대생 초반 혹은 2010년 초반생으로 구분 짓는 등 정확한 범주가 정해지지 않았다. MZ세대를 1980년생부터 2012년생까지 가장 넓은 범위로 설정하면, 올해 한국 나이를 기준으로 43세부터 11살까지 망라한다. 그렇다면 여기서 의문이 하나 든다. 과연 회사 과장님과 초등학교 4학년이 같은 문화를 공유했고, 같은 세대라고 볼 수 있을까? 한 예로 <아빠! 어디가?>라는 프로그램으로 큰 사랑을 받았던, 윤후와 그의 아버지인 가수 윤민수는 각자 2006년생과 1980년대생으로 같은 세대로 분류된다. 무려 26살 차이의 부자지간인데도 말이다. 이런 난센스 같은 일 때문에 나는 억지로 세대를 구분하는 것이 영 못마땅하다.

MZ세대를 분석한 책이나 기사 등에서는 집단보다는 개인의 행복을 우선시하는 세대’, ‘자신을 위해 흔쾌히 돈을 쓰는 플렉스(Flex)가 익숙함으로 표현했다. 일부 기성세대들은 자기중심적이고 열정이 부족하다일명 노오력이 없다며 부정적으로 바라보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MZ세대를 분석한 논리들에 막상 그 세대들은 크게 공감하지 못한다. 위에서 의문점을 제기했듯이 일단 두 세대가 함께 분류된다는 것에 납득하지 못한다. 특히 Z세대의 경우 본격적으로 사회생활에 발을 담갔을 때 M세대는 팀장 혹은 과장일 텐데, 갓 회사에 들어간 신입사원이 팀장 혹은 과장을 같은 문화를 공유한 친구 혹은 동료로 생각할 수 있을까? 절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래도 이들의 공통점이 있기는 하다. 바로 디지털에 능숙한 자들이라는 것이다. 물론 세밀하게 들어가자면 M세대는 PC에 더 익숙하고 Z세대는 스마트폰에 더 익숙하다는 차이점이 있다. 그래도 사이버 세상에서 익명의 누군가와 수평적 관계를 맺으며 살아온 경험 때문일까? 군대식 수직적 조직문화에 피로감을 느낀다는 점도 비슷하다. 그런데도 특히 Z세대는 MZ세대로 불리는 것 자체가 떨떠름하다. Z세대인 나 역시 MZ세대로 묶고 나누는 기성세대들의 알파벳 놀이가 진부할 따름이다.

특히 두 세대를 하나로 통칭하며 당돌하다’, ‘자기 할 말은 다 한다’, ‘되바라진다라며 프레임을 씌우는 것은 개개인의 특성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느낀다. 한 세대 안에 속해 있더라도 그 세대를 표현하는 키워드가 개인을 묘사할 순 없다. 그저 요즘 애들이란이라고 무시해버리는 모습은 개개인에 대해 이해하지 않으려는 기성세대들의 욕심 혹은 외면이 아닐까?

MZ세대라는 용어로 30년을 아우르지 말고, 모두가 조금 더 이해할 수 있는 세밀한 분류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기성세대들에게 부탁하고 싶은 점이라면, “얘네들은 원래 그래라는 고정관념을 탈피해 주었으면 한다. 개개인의 특성을 찾거나 인정하려는 노력조차 하지 않고, 고정관념에 빠져버리는 것을 지양한다면 세대 갈등이 조금 더 나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규모가 작은 금융회사를 대상으로 컨설팅하는 기업인 카사사(Kasasa)특정 세대를 디지털 혐오 또는 디지털 애호로 구분 짓는 것은 더 큰 흐름을 놓치는 것이라고 지적한 만큼 세대 놀이에서 벗어나서, 각자의 특성을 인정하도록 노력해보자.

글 윤정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