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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

[538호] 독립 서점이 살아남는 법

작성자대학신문방송국  조회수1,165 등록일2023-11-15

 오늘도 독립 서점 한 곳이 문을 닫았다. 한 서점원은 본인의 SNS 계정에 ‘서점 월세만이라도 벌기 위해 공휴일에도 일을 해야 한다’, ‘주말 동안 100여 명의 손님이 방문했지만, 책을 구매 한 사람은 정작 20명도 채되지 않았 다’라며 서점 사업에 대한 고충을 털어놓았다. 이러한 한탄에 동종 업계에 종사하고 있는 다른 서점원들도 하나 같이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했다. 

 <서울의 3년 이하 서점들: 책 팔아 서 먹고살 수 있느냐고 묻는다면?>이라는 책은 독립 서점을 운영하는 7명의 서점원을 만나 서점 사업에 대한 경험과 고민을 나눈 내용을 담고 있다. 이 책에 등장하는 서점원들은 ‘ 이 좋아서’, ‘책과 함께하는 직업을 갖 고 싶어서’ 등 책에 대한 각기 다양한 흥미를 바탕으로 사업을 시작하였다. 그러나 사업 초반에 꿈꿔왔던 방향과 는 달리, 여러 이유로 독립 서점 사업 을 이어 나가기 어려워 서점원들은 서 점 운영에 있어 큰 고충을 겪고 있다.


줄어드는 독서 인구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2021년 국민 독서실태’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 인의 연간 종합 독서량은 4.5권이다. 이는 2019년에 비해 3권 줄어든 수치다. 연 간 종이책 독서율은 성인 40.7% 로 2019년 51.1%보다 11.4% 감소했다. 이에 비해 2015년에 10.2%에 불과 했던 전자책 독서율은 2021년에 19%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독서 인구에 이어 종이책 소비도 줄어들었기 때문 에 서점을 방문하는 사람도 갈수록 줄어들 전망이다.

공급률의 차등 

 독립 서점은 온라인 서점에 비해 출판사에서 책을 공급받는 매입 가격과 소비자 정가 사이의 비율, 즉 공급률 이 대략 10% 정도 높다. 똑같은 책을 10% 이상 비싸게 들여와서 판다는 말 이다. 규모가 큰 온라인 서점은 출판 사에서 직접 대량으로 책을 구매하여 들여올 수 있기 때문에 평균 공급률이 약 60% 내외다. 그러나 유통사를 거쳐 책을 구매하는 독립 서점의 경우 공급 률은 평균 65~70% 수준이다. 이러한 출판 생태계의 구조적인 문제로 인해 독립 서점이 사업 경쟁력을 갖추기가 매우 힘들다. 또한, 출판사에서 유통사 를 거쳐 비싼 가격으로 서점에 책을 들여와도 모두 다 팔릴 것이라는 보장 이 없다. 팔리지 않는 책은 서점원 개 인의 부채가 된다.

독립 서점 지원 예산 삭감 

 다양한 독립 서점 지원 사업이 문화 체육관광부 산하 기관에서 이뤄지고 있지만, 정부는 내년 예산 가운데 ‘지 역 서점 활성화’ 예산 11억 원을 삭감 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내년부터는 전국 독립 서점에서 진행 중인 570 여 개의 문화프로그램 행사를 진행하 지 못할 위기에 처했다. 이에 따라 서점 홍보 효과와 대관료를 통한 최소한의 이익마저 챙기지 못하게 되어 독 립 서점은 더욱 살아남기 힘들어졌다. 

 이러한 어려움 속에서 서점원들은 서점에서 커피나 굿즈를 동시에 판매 하는 등 사업 아이템을 늘려나가고 있 다. 또한, 서점원이 본인의 취향껏 책 소개와 후기를 작성해 서점 SNS 계 정에 홍보하고 서점 매대를 꾸며놓는 등 대형 서점과는 차별화된 큐레이션 전략을 통해 서점 마케팅에 주력하고 있다. 

온·오프라인 모두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대형 서점에 비해 독립 서점이 갖는 가치와 진가는 무엇일까. 서 점원 각자 독특한 방식으로 책을 대하는 태도에 사람들은 본인과 비슷한 취향의 독립 서점을 찾는 재미를 느껴볼 수 있을 것이고, 독립 서점은 책을 매개로 지역 주민들과 소통하는 커뮤니티 공간으로 활용될 수도 있다. 개인의 취향이 묻어난 독립 서점의 가치를 알 아주는 고객들이 있는 이상 서점은 계속 건재할 수 있지 않을까?


글·사진 이연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