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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계절의 색채가 옅어지는 요즘 오색 빛의 단풍나무들을 보기 위해 만인산 자연휴양림을 방문했다. 만인산은 대전 동구 하소동과 금산군 경계에 있으며, 1997년에 개장하여 2015년부터 대전에서 직접 운영하는 자연휴양림이다.
만인산 휴양림 숙소는 푸른학습원기준으로 A구역과 B구역으로 나뉜다.A구역은 네모 집으로 불리며 휴양림의 특색을 살려 숙소의 이름이 팽나무, 단풍나무, 오동나무, 산딸나무, 자귀나무, 굴피나무, 졸참나무가 있다. B구역은 세모 집이며 계수나무, 느티나무, 비목나무, 산벚나무, 신갈나무가 위치한다. A, B구역의 숙소 모두 2층 통창으로 설계되어 있어 숙소에서 오색 빛의 단풍나무를 볼 수 있다.
만인산 자연휴양림은 다양한 둘레길이 존재한다. 가장 긴 만인산 둘레길의 경우 6.1km로 자연휴양림 전체를 돌 수 있다. 산책로는 2.6km로 길이 잘 가꾸어져 있어 단풍나무들을 보며 걷기가 좋다. 피톤치드 향을 맡으며 산책을 하니 그저 발걸음을 옮기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가벼워진다. 만인산에만 있는 특별한 길이 존재하는데 바로 왕에게로 가는 길이다. 이 길을 걷다 보면 자연과 역사가 얽혀 있는 듯한 기분이 든다. 왜냐하면 만인산에는 태조대왕 태실(유형 문화재 제131호)가 안치되어 있기 때문이다.
태조대왕 태실이란 조선을 건국한 태조 이성계의 태(胎)를 안치한 곳이다. 본래는 함경도 용연에 처음 만들어졌으나 일제강점기 시절 옮겨지는 과정에서 석비와 석물이 훼손된 채 방치되다가 1993년 현 위치에서 복원됐다. 그 과정을 생각하며 이곳에 서면, 마치 잃어버린 시간을 되돌리려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태조대왕 태실은 돌로 난간을 만든 팔각형의 형태이며, 태실 앞에는 거북 모양의 귀부 위에태실비가 있다. 본래 태봉산은 만인산이라고 불렸으나 태조의 태를 묻었다고 하여 태봉산이라 불리게 되었다.
이처럼 만인산 자연휴양림에는 역사적인 볼거리도 있지만 자연학습전시실과 숲속 놀이터, 대전에서 가장 긴 나무 의자, 출입구에 위치한 ‘봉이호떡’ 등 다양한 체험 거리와 먹을거리가 즐비한 곳이다. 가을이 짧아지는 요즘 자연과 역사를 동시에 느낄 수 있는 최적의 장소인 만인산에서 가족, 친구, 연인들과 특별한 추억을 쌓아보길 추천한다.
글·사진 이현준 수습기자